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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변호사 이지훈] 스토킹 혐의 부인하고 싶다면, 판단기준 알아보기

형사 일반2023.04.07. 11:48

안녕하세요. 법률사무소 화랑 이지훈 변호사입니다.

2021년 10월 21일부터 시행된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하 ‘스토킹처벌법’)은 지속적 또는 반복적으로 스토킹행위를 하는 것을 스토킹범죄로 처벌하고 있고, 스토킹행위를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여 정당한 이유 없이 상대방 또는 그의 동거인, 가족에 대하여 제2조 제1호 각 목의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여 상대방에게 불안감 또는 공포심을 일으키는 것’이라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어떤 행위가 ‘스토킹행위’에 해당하는지, ‘지속적 또는 반복적’으로 라는 기준은 어떤 것인지, ‘상대방에게 불안감 또는 공포심을 일으키는 것’의 판단기준은 무엇인지 명확하게 규정되어 있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최근 선고된 판결(서울중앙지방법원 2022고단3782)을 통하여 법원이 어떤 기준으로 스토킹범죄를 유죄로 판단하는지에 대하여 알아보겠습니다.

주요 범죄사실

1. 피고인은 피해자가 운영하는 스포츠시설의 회원이었습니다.

2. 피고인은 피해자의 생일을 몰래 축하해주고 싶다는 이유로 2022. 2. 25.경 자신의 인적사항을 밝히지 않은 채

새롭게 개설한 휴대전화로 새벽에 "B씨 33번째 생일 축하드려요ㅋㅋ생일이니까 즐겁고, 좋은 하루 보내세요~~"

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냈습니다.

3, 며칠 후인 3. 2.경 피고인은 “B씨 그날 생일은 잘보내셨나요?? 오늘 오후 복도를 확인해보세요~예쁘게 입으세요ㅎㅎ”

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와 함께 여성 속옷을 택배로 보냈습니다.

피고인의 주장

1. 피고인은 2. 25.에 피해자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낸 것은 스토킹행위에 해당하지 않으며, 따라서 설령 피고인이 같은 해 3. 2.에 한 행위가 스토킹행위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단 1회의 행위에 불과하여 반복성의 요건을 갖추지 못하였으므로, 피고인의 행위는 처벌의 대상인 스토킹범죄를 구성하지 않는다고 주장하였습니다.

2. 또한 피고인에게 스토킹의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하였습니다.

법원의 판단

1. 법원은 우선 피고인이 한 일련의 행위가 아래와 같은 이유로

상대방에게 불안감이나 공포감을 일으키게 하는데 충분한 스토킹행위를 한 것이라고 판단하였습니다.

- 피고인이 2022. 2. 25. 피해자에게 생일을 축하하는 문자메시지를 보낸 행위만 놓고 본다면 스토킹행위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 어렵지만, 그로부터 불과 5일 만인 같은 해 3. 2. 새벽 시간에 같은 방법으로 피해자의 생일을 언급하면서 문자메시지를 보내고, 피해자에게 속옷 세트를 보냈는바, 이는 모두 동일한 의도 아래 이루어진 행위라고 볼 수 있으므로 이를 전체적으로 보아 스토킹행위 및 스토킹 범죄에 해당하지는 여부를 판단하여야 한다.

- 나아가 ① 피해자가 30대 초반의 여성으로 숙면을 취할 깊은 새벽 시간에 낯선 사람으로부터 문자메시지를 며칠 간격으로 반복해서 받았고, 받은 메시지의 내용에 나이와 생일 등 자신에 대한 사적인 정보가 담겨 있었던 점, ② 피고인이 보낸 속옷은 내밀한 사적인 영역에 속하는 것으로서 매우 친밀한 관계가 아닌 상대방에게 속옷을 선물로 주는 행위는 상대방으로 하여금 불쾌감 또는 공포감을 일으킬 수 있는 행위인 점, ③ 피해자는 피고인으로부터 속옷 세트를 받고서 수치심, 불안감 및 불쾌감을 느꼈다고 진술하였다는 점, ④ 피해자는 위 속옷 세트를 즉시 반품 처리하는 한편 발신자로 표시된 전화번호로 경고의 메시지를 보냈으나 ‘없는 번호’로 표시되었는바, 피해자로서는 더욱 불안감이나 공포심을 느낄 수밖에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2. 법원은 피고인의 행위는 아래와 같은 이유로 스토킹처벌법 제2조 제2호에서 정한 반복성 요건을 충족하였다고 판단하였습니다.

- 피고인이 2022. 2. 25. 피해자에게 생일을 축하하는 문자메시지를 보낸 행위만 놓고 본다면 스토킹행위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 어렵지만, 그로부터 불과 5일 만인 같은 해 3. 2. 새벽 시간에 같은 방법으로 피해자의 생일을 언급하면서 문자메시지를 보내고, 피해자에게 속옷 세트를 보냈는바, 이는 모두 동일한 의도 아래 이루어진 행위라고 볼 수 있으므로 이를 전체적으로 보아 스토킹행위 및 스토킹 범죄에 해당하지는 여부를 판단하여야 한다.

- 나아가 ① 피해자가 30대 초반의 여성으로 숙면을 취할 깊은 새벽 시간에 낯선 사람으로부터 문자메시지를 며칠 간격으로 반복해서 받았고, 받은 메시지의 내용에 나이와 생일 등 자신에 대한 사적인 정보가 담겨 있었던 점, ② 피고인이 보낸 속옷은 내밀한 사적인 영역에 속하는 것으로서 매우 친밀한 관계가 아닌 상대방에게 속옷을 선물로 주는 행위는 상대방으로 하여금 불쾌감 또는 공포감을 일으킬 수 있는 행위인 점, ③ 피해자는 피고인으로부터 속옷 세트를 받고서 수치심, 불안감 및 불쾌감을 느꼈다고 진술하였다는 점, ④ 피해자는 위 속옷 세트를 즉시 반품 처리하는 한편 발신자로 표시된 전화번호로 경고의 메시지를 보냈으나 ‘없는 번호’로 표시되었는바, 피해자로서는 더욱 불안감이나 공포심을 느낄 수밖에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없는 번호’로 문자메시지를 보내 피해자로 하여금 거부의사를 표현할 방법이 없게 하였고, 택배 송장에도 ‘보내는 사람’의 인적사항을 기재하지 않은 채 속옷 세트를 보냈는바, 이와 같은 행위태양에 비추어 피해자가 즉시 경찰에 신고하지 아니하였다면 또 다시 그와 같은 행위를 할 개연성이 충분하다.

- 또한 피고인은 경찰에서부터 이 법정에 이를 때까지 문화 차이에서 오는 오해일 뿐 자신이 한 행위에 어떠한 잘못이 없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고, 실제로 이 사건 직후에도 피해자에게 같은 취지로 변명하며 전화를 하거나 문자메시지를 전송하기도 하였다.

3. 또한 법원은 문자메시지를 보낸 시간과 방법, 보낸 물건의 성질, 피해자와의 관계 등에 비추어보면,

피고인에게 미필적으로나마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습니다.

결론

피고인의 행위가 스토킹행위에 해당한다고 인정되어 벌금 300만원이 선고되었습니다.

피고인의 행위로 피해자가 느낀 불안감이 작지 않았고, 피해자는 이 사건 범행으로 인해 심리치료를 받기도 한 점, 피고인이 잘못을 반성하는 것으로 보이지도 않는 점, 휴대전화를 이용하여 음란한 메시지를 보낸 사실 등으로 처벌받은 전력도 있는 점, 반면 스토킹행위의 내용 및 횟수를 고려할 때 사안이 그리 중하다고 할 수는 없는 점을 고려했습니다.


스토킹 행위에 해당하는지, 스토킹에 대한 고의가 있는지에 대한 판단기준이 명확히 규정되어 있다고 보기 어렵고, 스토킹행위를 한 횟수가 적은 경우 ‘지속적 또는 반복적’으로 스토킹 행위를 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러나 지속・반복의 해석에 따라 인정되는 범위가 크게 달라지기 때문에 위 판례와 같이 적은 횟수임에도 불구하고 스토킹행위에 해당한다고 인정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따라서 스토킹 사건에 연루되어 고민하고 계시다면,

스토킹처벌법에 대해 전문적인 지식이 있는 변호사와의 상담을 통하여 구체적인 대응방안을 논의해보시는 것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