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ㅇㅇ씨는 한 인터넷 쇼핑몰에서 배드민턴 라켓(금 176,000)을 주문하여 수령하게 되었고,
당연히 판매자가 제대로 물품을 발송하였을 것이라 믿었기 때문에 개봉하여 하루를 사용하였습니다.
그 후 우연히 지인이 새 라켓을 보더니 주문한 물품과 다른 모델이라는 사실을 알려주어
전 씨는 판매자에게 교환·환불을 요청하였습니다.
그러나, 판매자는 물품을 확인하더니
전 씨가 라켓을 사용한 흔적이 있어 재판매가 불가하므로 교환·환불을 해줄 수 없다고 합니다.
이런 경우, 과연 교환·환불이 불가능할까요?
상품의 반품·환불 사유의 여부
한국소비자원은 이 사건이 판매자의 오배송으로 인한 분쟁이라고 판단하고,
전씨의 선택으로 처음 주문한 모델으로 교환해주거나,
결제한 금액 176,000원을 결제 취소해주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전소법’이라 한다)에 의한 청약의 철회는
원칙적으로 7일 이내에만 청약을 철회할 수 있지만,
물건의 하자 혹은 물건이 계약내용과 다를 경우에는 30일(혹은 3개월) 이내에 청약을 철회할 수 있으며,
제17조 제3항의 규정에 적용되는 경우에는 물건의 가치가 훼손되더라도 소비자는 보호받을 수 있습니다.
즉, 물건을 사용한 흔적이 있더라도 물건을 교환·환불 받을 수 있습니다.
사건의 쟁점
이 사건의 경우 '전 씨가 주문한 물건이 아닌 다른 물건이 온 경우'가
전소법 제17조 제3항의 '재화 등의 내용이 표시·광고 내용과 다르거나 계약내용과 다르게 이행된 경우' 라고
할 수 있는지가 사건의 쟁점이 되었습니다.
판매자는 배송한 모델과 주문한 모델이 다른 모델인 것은 맞지만 여성용으로써 가격이나 브랜드가 동일하다고 주장하였지만,
사이트를 보면 제품설명이 명확히 구분되고, 무게 면에서도 차이를 인정하는 점에 비추어보면
두 물건이 동일한 것이라고 할 수 없어, 전소법 제17조 제3항의 '계약내용과 다르게 이행된 경우'라고 판단하였습니다.
그러므로 판매자는 제품의 사용여부와 관련없이 전 씨의 교환·환불 여부에 응해야 합니다.
물건을 사용한 소비자의 책임은?
판매자는 신청인이 주문한 모델과 배송된 모델은 색상 차이가 나기 때문에 조금만 주의를 기울였더라면 알 수 있었을 것이고,
손목 부분의 사용 흔적이 너무 뚜렷하고 비닐이 벗겨져 가치가 떨어졌기 때문에 교환·환불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하였습니다.
하지만, 한국소비자원은 통상의 소비자라면 전자거래에서 자신이 주문한 물품이 배송된다는 신뢰를 갖고 있으며
해당 라켓과 같이 외관상 큰 차이가 없는 경우라면 더욱 배송된 물품에 대해
자신이 주문한 모델을 수령했다고 믿을 것이라고 반박하였습니다.
또한 전 씨는 지인이 알려주어 자신이 주문한 모델과 다른 모델임을 알게 되었고,
사용 하루만에 판매자에게 연락하여 교환을 요청하였으므로
고의로 물품을 훼손하고 사용하였다는 판매자의 주장만으로는 소비자의 책임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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