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이지훈 변호사입니다.
계약 관련 소송을 진행하다보면 구두계약이거나, 서로간 신뢰를 기초로 제대로 된 증거를 남기지 않아
문제가 되었을 때 쌍방의 진술 외엔 이를 뒷받침할 명백한 증거가 드러나지 않는 안타까운 경우를 많이 보게 됩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저는 의뢰인들이나 지인에게
중요한 내용상의 합의에 있어서는 증거를 반드시 남기거나 녹취라도 할 것을 조언합니다.
그런데 이것이 위법이 아닌가?에 대한 질문도 많이 받게되어,
오늘은 녹음증거에 효력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드리겠습니다.
녹음증거의 효력
녹음증거의 위법성을 따질 땐 무엇보다
녹음당사자가 대화참여자인지의 여부가 판단의 척도가 됩니다.
이는 두 사람간 대화뿐만 아니라 세 사람 이상의 대화에서도 마찬가지인데요.
그 대화 참여자 중 한 사람의 녹음은 합법적인 녹음증거로 활용될 수 있습니다.
①누구든지 공개되지 아니한 타인간의 대화를 녹음하거나 전자장치 또는 기계적 수단을 이용하여 청취할 수 없다.
통신비밀보호법 제14조(타인의 대화비밀 침해금지)
통신비밀보호법에서는 타인 간 대화를 녹음하는 경우를 불법으로 보고 있습니다.
또한 위 경우와 달리 몰래 도청장비를 설치하여 자신이 없는 공간에서의 대화를 녹음하는 경우,
위법수집증거임을 주의하셔야겠습니다.
통신비밀보호법에서는 공개되지 않은 타인간 대화의 녹음을 금지하고 있고,
이를 위반하는 경우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벌금형이 따로 없는 중한 범죄로 보고 있으며, 별개로 민사상의 불법행위가 성립할 수도 있습니다.
구두상 계약의 유효성
녹음증거의 위법성을 다툴 때, 우리는 흔히 구두계약의 경우를 연상할 수 있는데요.
쌍방 간 구두상의 합의 역시 법적 효력이 있는 계약에 해당합니다.
예를 들어, 일방이 타방에게 내가 너에게 얼마를 무상증여하겠다는 내용의 증여 의사표시를 한 경우
상대방의 입장에서는 이를 확실히 하기 위해 녹음을 한다면 여기까지는 합법적인 절차입니다.
시간이 지난 뒤, 계약의 이행을 주장할 때 당사자가 계약의 성립을 부정할 경우
상대방은 녹취자료를 증거로 제시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서면으로 남기는 것과 녹취의 증거능력은 동일할 수 있으나
증명력의 정도에 있어서는 서면으로 행해진 계약서와 동일한 정도의 증명력을 인정하고 있지 않습니다.
특히, 무상증여의 경우 민법에서 그 증명정도의 차이를 적시하고
언제든지 구두상 계약을 철회가능한 것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민법 제555조 서면에 의하지 아니한 증여의 경우)
따라서 녹음 증거가 있다하더라도, 구두상 증여는 서면증여와 달리 언제든 해제 가능하다는 조문이 존재하므로,
당사자가 계약철회의 의사를 표시하면 적법하게 증여계약이 해제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증거확보는 계약에서 매우 중요하며,
항상 갈등상황을 사전에 대비하는 태도를 가지고, 서로간의 원만한 사건해결을 위해서라도
보다 철저하게 법률행위를 '성립'시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통화녹음이나 sns상의 대화 캡쳐, 또는 서면상의 각서 등 확보는
차후 소송진행 시 자신의 의견을 뒷받침하는 확증으로 기능할 수 있으므로
확실한 신뢰관계의 유지를 위해서 명심하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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